철강재의 내식성 향상을 위한 도금 기술

철강과 부식 – 왜 도금이 필요한가

철강은 강도와 가공성이 뛰어난 소재이지만, 공기 중의 산소, 수분, 염분 등에 노출되면 쉽게 부식(녹)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야외 환경, 해안 지역, 화학 플랜트, 습도가 높은 실내 등에서는 철강 표면이 빠르게 산화되어 구조물이나 제품의 수명이 단축되고 외관도 훼손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도금(Coating)입니다. 도금은 철강 표면에 다른 금속이나 화합물 층을 형성하여 산소나 수분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거나,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보호층을 형성하는 원리입니다.

도금 기술은 단순히 부식을 막는 것을 넘어, 외관 개선, 내열성 강화, 전도성 확보, 색상 부여 등 다양한 부가 기능도 수행할 수 있어, 건축, 가전, 자동차, 조선, 산업기계 등 거의 모든 철강 활용 분야에 필수적으로 적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철강의 내식성을 높이기 위한 주요 도금 방식과 그 특성, 적용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각 기술의 장단점도 함께 분석합니다.

 

대표적인 철강 도금 방식

 

철강 도금 기술은 사용되는 금속, 공정 방식,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나뉩니다. 대표적인 도금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용융 아연 도금(Hot-Dip Galvanizing): 철강을 아연(Zn)이 녹아 있는 450℃ 정도의 용탕에 담가 도금하는 방식. 가장 널리 사용되는 내식 도금 기술로, 아연이 철보다 먼저 산화되며 보호하는 희생방식(sacrificial protection)을 취함.
  • 일반 건축 구조물, 도로 가드레일, 전봇대, 배관, 철망 등에 적용
• 전기 아연 도금(Electro-Galvanizing):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아연을 철 표면에 석출시키는 방식. 도금층이 얇고 매끄러워 외관이 중요한 가전제품, 자동차 내부 패널에 사용
• 알루미늄 도금(Aluminizing): 고온 산화 환경에서도 강한 내식성을 제공. 보일러, 배기시스템 등 내열이 중요한 환경에 적합
• 합금 도금(Galvalume, Galfan): 아연에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을 혼합하여 내식성과 내열성, 성형성을 모두 향상.
  • Galvalume(아연 55% + 알루미늄 43.5% + 실리콘)은 지붕재, 태양광 구조물에 많이 사용
• 크롬 도금(Chromium Plating): 경도와 내식성이 뛰어나며, 주로 장식용 또는 산업용 표면 보호에 사용. 환경 유해성 때문에 규제 추세
• 니켈 도금(Nickel Plating): 부식 방지뿐 아니라 전기적 특성 부여 목적도 포함됨. 정밀 전자 부품에 활용됨

각 도금 방식은 적용 환경, 비용, 도금 두께, 미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선택되며, 복합 도금 방식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용도별 도금 강판 종류 및 특징

 

도금 강판은 도금 방식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나뉘며, 각 용도에 최적화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 GI (Galvanized Iron): 가장 일반적인 아연 도금 강판. 내식성이 우수하고 성형성도 뛰어나 건축용, 가전용, 자동차 차체 내부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 GA (Galvannealed Steel): GI에 추가로 열처리를 가하여 아연과 철이 확산된 합금층을 형성. 도장성과 접합성이 뛰어나 자동차 차체 외판에 주로 사용
• GL (Galvalume Steel): 알루미늄과 아연의 합금 도금. 내식성과 내열성이 매우 뛰어나고, 특히 지붕재, 외장재, 태양광 구조물 등 옥외 구조물에 적합
• EG (Electro Galvanized Steel): 도금층이 얇고 표면이 매끄러워 가전제품, OA기기 등 외관이 중요한 부품에 주로 적용
• Zn-Al-Mg 합금 도금강: 최근 각광받는 고내식 신소재. Mg 첨가로 인해 내식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며, GI보다 2~3배 이상의 내식성을 가짐
• 불소도장강판(Fluorocarbon Coated Steel): 컬러강판 중 하나로, 표면에 불소계 수지를 도포하여 고급 건축 외장재에 사용됨

각 도금 제품은 적용 환경의 염분, 습도, 열, 가공 조건 등을 고려해 최적의 도금 조합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도금 기술의 산업별 적용 사례

 

도금 기술은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며, 철강 제품의 수명과 신뢰성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 건축 산업: 컬러강판, GL강판, GI강판이 외장재, 지붕재, 샌드위치 패널, 천장재, 간판 구조물 등으로 활용됩니다. 고내식성을 요구하는 해안 지역이나 고온·다습 지역에서는 GL 강판이 선호됩니다.
• 가전 산업: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 내부 프레임은 주로 EG 또는 GA 강판으로 제작되며, 도장성과 접합성이 중요합니다.
• 자동차 산업: GA강판은 자동차 차체 외판에, GI 또는 EG는 내판에 적용되며, 내식성과 성형성의 균형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 조선/해양 산업: 해수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물에는 아연도금 또는 알루미늄 도금강이 필수입니다. 해양 플랜트나 부두 구조물, 선박 내부 구조물에도 널리 사용됨
• 태양광/신재생 에너지: 태양광 구조물은 옥외 장기 노출에 대비해야 하므로 GL 강판 또는 Zn-Al-Mg 합금 도금강이 주력입니다.
• 전기/전자 부품: 니켈 또는 크롬 도금은 전도성 부여와 미세부식 방지를 위해 사용됩니다.

도금 기술은 산업의 요구조건에 따라 표준화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도금 기술과 표면 처리 기술이 통합되어 복합기능을 갖춘 신소재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친환경 도금 기술과 미래 방향

 

기존의 도금 기술은 일부 유해 물질(예: 6가 크롬, 납 등)을 포함하거나 공정 중 환경오염 우려가 있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도금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무크롬 도금 기술(Chromium-free Coating): 6가 크롬을 배제한 친환경 방식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 중이며 자동차, 전자산업에서도 적용 증가
• Zn-Al-Mg 도금강판: 기존 아연 도금 대비 내식성이 탁월하면서도 도금층을 얇게 유지할 수 있어, 자원 절감과 함께 탄소 저감 효과도 있음
• 표면 개질 기술(Surface Modification): 플라즈마 처리, 나노코팅, 유기복합 코팅 등 물리적 방식으로 도금층 성능을 향상
• 리사이클링 도금 공정: 도금 탱크 내 금속 회수율을 높이고, 폐수 처리 시스템을 자동화하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

또한 ESG 경영 기조에 따라 철강업계는 도금 공정의 에너지 효율화, 탄소 배출 저감, 유해물질 사용 제한을 위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철강 도금 기술은 이제 단순한 내식 보호를 넘어서 환경과 기술이 융합된 고기능 표면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철강 도금 기술은 제품의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공정일 뿐 아니라, 오늘날 친환경·고기능 철강 소재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도금 방식의 이해와 적절한 선택은 제품 품질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브랜드 신뢰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