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공 방법에 따른 종류 구분
철강재 가공이 중요한 이유
철강은 제강 및 압연 공정으로 생산된 뒤에도, 최종 제품으로 사용되기 전까지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칩니다. 이 가공 방법은 철강재의 물성, 용도, 설치 환경에 맞게 철강을 맞춤화하는 핵심 단계이며, 가공 방식에 따라 철강재의 종류도 세분화됩니다.
가공이란 단순한 절단을 넘어서, 형상 변형, 표면 처리, 열처리, 도금, 성형 등을 포함하며, 목적에 따라 강도, 경도, 인성, 내식성, 치수 정밀도 등을 개선합니다.
특히 건축, 자동차, 조선, 기계 산업에서는 같은 소재라도 가공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품질과 기능을 갖는 철강재가 생산됩니다. 이 글에서는 철강재를 가공 방법에 따라 어떻게 분류하고, 각 방식의 특징과 적용 분야가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압연 방식에 따른 철강 가공 – 열간 vs 냉간
철강 가공의 가장 기본은 압연(Rolling)입니다. 이는 반제품 형태의 슬래브(Slab), 빌렛(Billet), 블룸(Bloom) 등을 회전 롤러에 통과시켜 원하는 두께와 폭으로 만드는 공정이며, 온도에 따라 열간압연(Hot Rolling)과 냉간압연(Cold Rolling)으로 나뉩니다.
- 열간압연(HR): 약 1,000℃ 이상의 고온에서 압연. 금속이 연해져서 가공이 쉽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며, 강판, 형강, 파이프 등의 산업용 철강재에 널리 사용됨. 표면은 거칠고 치수 정밀도는 낮지만 생산성이 뛰어나 경제적임.
- 냉간압연(CR): 열간압연 후 상온에서 추가로 압연하는 공정. 치수 정밀도가 높고, 표면이 매끄러워 외관 품질이 중요하거나 고정밀 부품에 사용. 냉간압연강판(CRC)은 자동차 외판, 가전제품, 철제 가구 등에 활용됨.
압연 방식에 따라 강종의 기계적 특성도 달라집니다. 냉간압연은 경도와 인장강도가 높아지는 반면, 연성과 용접성은 떨어질 수 있어 사용 목적에 맞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절단 및 절곡 가공 – 형상 변형을 위한 가공
압연된 철강은 현장에 맞게 절단(Cutting) 및 절곡(Bending) 공정을 통해 형태를 변형시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철판은 부재 형태로 재가공되며, 철골, 프레임, 패널, 박스 구조 등으로 응용됩니다.
- 가위 절단(Shearing): 가장 기본적인 기계 절단 방식으로, 강판을 직선 형태로 자를 때 사용. 생산성이 뛰어나고 비용이 저렴하나, 두꺼운 소재에는 한계가 있음.
- 레이저/플라즈마 절단: 복잡한 형상을 절단할 때 사용되며, 정밀도와 생산성이 높아 고부가가공에 적합. 특히 CNC 시스템과 연동되어 자동화 생산 가능.
- 워터젯 절단: 열 변형이 거의 없고 정밀 절단이 가능하지만, 생산 속도는 다소 느림.
- 절곡(Bending): 철판에 일정한 각도를 주어 접는 작업. C형강, Z형강, 앵글 등을 만들 때 사용되며, 강재의 연성과 탄성계수가 가공성에 영향을 미침.
이러한 절단·절곡 가공을 통해 철강은 단순한 판재에서 건축 부재, 기계 부품, 외장 구조로 기능을 확장하게 됩니다. 설계 도면에 맞춰 정밀하게 가공되기 때문에 생산 전 CAD 기반 설계와 소재 물성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표면 처리 가공 – 도금, 코팅, 연마
철강재는 외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부식되거나 오염될 수 있으므로, **표면 처리(Surface Treatment)**를 통해 보호 기능과 미관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 용융아연도금(GI): 아연을 녹여 철강 표면에 코팅하는 방식으로, 녹 방지에 탁월. 건축 구조재, 배관, 자동차 하부 부품에 사용됨.
- 합금도금(GA, GL): 아연과 알루미늄 등 합금으로 도금한 방식. 내식성과 도장성이 개선되어 외장재와 자동차 패널에 활용.
- 컬러 코팅(Pre-painted Steel): 강판에 프라이머, 컬러 페인트, 보호 필름을 입혀 미관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 지붕재, 조립식 건물 외장, 가구 등에 사용.
- 연마(Pickling & Polishing): 산세척으로 산화층 제거 후 연마하여 매끄러운 표면을 얻는 처리. 스테인리스강의 표면 품질 향상, 위생기기, 주방기기 등에 중요.
표면 처리 방식은 내식성과 수명을 크게 좌우하므로, 사용 환경에 따른 적절한 선택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도금 코일류는 도금량(g/m²), 도막 두께, 도장 방식 등 기술 사양서 확인이 중요합니다.
열처리 및 정밀 성형 가공 – 기능 향상을 위한 처리
철강의 강도, 경도, 인성 등을 조절하기 위해 열처리(Heat Treatment)와 정밀 성형 가공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 열처리 종류
- 소입(Quenching): 철강을 고온으로 가열 후 급랭시켜 경도를 높이는 공정. 스프링강, 공구강, 내마모강 등에 사용.
- 소려(Tempering): 소입 후 다시 열을 가해 인성을 확보. 충격 부품이나 자동차 샤프트, 기어 등에 적용.
- 어닐링(Annealing): 가공 후 잔류응력을 제거하고, 가공성을 개선하는 공정. 냉간압연 제품에서 자주 사용.
- 정밀 성형
- 드로잉(Drawing): 얇은 강판을 깊은 용기나 형태로 성형. 냄비, 싱크대, 자동차 외판 등 제작에 필수.
- 롤포밍(Roll Forming): 연속 압연 방식으로 철판을 원하는 형상으로 가공. C형강, 파형판 등에 적용.
- 핫스탬핑(Hot Stamping): 고온에서 성형과 경화가 동시에 이루어져 초고강도 부품 제작에 적합. 자동차 B필러, 범퍼빔 등에 사용됨.
이러한 고급 가공 방식은 부품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경량화·고강도화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특히 자동차와 항공 분야에서는 정밀 성형과 열처리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철강재는 그 자체의 물성뿐 아니라, 가공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탄생합니다. 압연, 절단, 도금, 열처리 등 다양한 가공 방식은 철강을 목적에 맞게 최적화하는 기술이며, 각 방식의 특성과 제약을 이해하는 것은 설계와 생산 모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실무자라면 단순한 소재가 아닌, ‘가공 가능한 자재’로서의 철강재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는 것이 경쟁력입니다.